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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팀과 이보열 형사님께 가슴깊이 감사드립니다.
작성자 : 이 ** 
작성일 : 2023-05-06 16:51:36.412 
조회 : 338 
저희 아버지께서는 70 평생을 잔혹한 폭행과 심리적 지배로 어머니, 새 어머니, 그 후로도 숱한 여성분들의 인생을 처참하게 망친 가정폭력범이었고, 술을 먹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도 폭행을 일삼았으며, 출동한 경찰관분들께도 온갖 욕과 폭행을 당당히 하시던 분으로 올해 4월 5일인 지난달에 사망하신지 몇 일이 지나 발견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흉기를 들고 다 죽일 분위기 잡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특히 오늘은 정말로 어머니께서 죽을 수 도 있겠다 싶은 날은 엄청난 용기로 경찰에 신고도 해보았지만 출동한 경찰차 타고 경찰서 구경 한번 하고 집으로 돌아왔었지요. 2000년대 이전에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대처가 그 정도 였던 것을 감안 하더라도 어릴 적에는 참 경찰관이 밉고 야속했어요.

어쨌든 이 무서운 사람과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며, 낳아준 아버지에 대한 도리를 해가며, 나이가 들면 힘도 빠지고, 달라질 수도 있겠지 생각하며 살아왔고, 2013년도경 아버지 60세쯤 칼로 사실혼 관계의 여성분 목을 찔렀고, 출동한 경찰관분들에게도 폭행을 해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불기소가 떨어지거나 금방 풀려나게 되었을때, 피해여성분의 목숨이 위태로울 상황이라 저는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까지 써보았지만 형량은 1년 6개월이었고, 이후 저와 동생은 가정폭력피해자 쉼터에도 들어가고 적극적으로 아버지를 피해 숨어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2016년도경 어머니 유골함의 안치기간이 끝이나서 어머니 유골함을 아버지께서 모르는 다른 안전한 추모공원으로 옮기고자 하였습니다. 추모공원에서 만료안내 관련 내용을 아버지에게 전달 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사설 경호업체를 알아보았으나, 먼가 분위기도 무섭고 더 안좋은 일들을 끌어들이는 느낌이 들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문이라도 구하려 대구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로 찾아갔습니다.

나이대가 조금 있으셨던 여성 경찰관분이셨는데, 작은 방으로 저를 앉히시고는 아무 약속도 없이 무작정 찾아간 저의 이야기를 세심히 들으시고, 제가 가지고간 자료들을 복사하고 확인하시고는 유골함을 가지고 나오는 날 팔공산도림사추모공원으로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당시에 아주 나쁜 상황이 닥치면 죽거나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생각했었고, 남편과 아기, 여동생은 집에 있으라고 하고 저 혼자 렌트카를 빌려타고 팔공산으로 향하면서 경찰관분께 전화드리니, 추모공원 주차장에 계시니 아는 척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주차장에 도착하니 하얀 봉고차 안에 서너분이 검정색 사복을 입고 타고 계신 것을 확인하고 사무실에서 유골함 반출 후 차를 타고 팔공산을 내려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해 드렸는데, 7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 분들 이름이라도 알아 둘 것을, 팔공산 내려오면서 식사라도 챙겨드릴 것을, 작은 보답의 선물이라도 챙겨드릴까... 별것도 아닌 치레하느라 시간만 더 뺏는 것 아닌가... 고마움과 미안함에 마음에 빚이 생겨 지금도 때때로 그 생각이 나고 고맙고 죄송스럽습니다.

지난달 4월 5일 동부경찰서 이보열형사님께서 아버님 사망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복잡한 마음으로 급하게 경찰서로 달려갔는데, 이보열 형사님께서 연락끊고 살아온 정황을 들으시고는 차분하고 상세하게 현장 상황과 사망처리에 관한 절차를 안내해 주시며 인간적인 위로와 인생의 선배로써 할 수 있는 몇 마디 말들도 건네주셔서 굉장히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제가 대구동부경찰서에는 빚이 좀 있다고 말씀 드리니 형사님께서 이제 아버님 관련된 일은 저와 마지막으로 하시고 잊고 살아가시라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장례절차 때문인지 밤늦게 검찰에서 승인서류가 나와서 밤 10시에도 전화상으로 서류 확인해 주시고, 밤늦게 찾아간 경찰서에 당직 경찰관 분이 경찰서 입구까지 배웅해 주셨어요. 사실 이런 민원으로 귀하신 분들의 시간을 뺏는 것 같아 가뜩이나 죄송한 마음이라 이정도까지는 안해주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 이후로 더 이상 죄송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무속인으로 그 세계안에 어떤 채무관계가 있을지와 그 시신을 마주하는 것도 너무 힘들고 빨리 일상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라 아버지 시신은 무연고 처리하고, 상속포기와 후순위 상속 절차를 알아보던 차에 집주인이 빨리 집정리를 하기 위해 동구청과 동부경찰서에 민원을 계속 넣기 시작 했고, 이 일로 이보열 형사님께 또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속포기 후 고인의 재산을 처분할 권한이 없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씀 드렸더니, 저의 마음과 의견도 존중한다고 하시며 집주인에게도 잘 말씀 드리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런 민원도 다 감당하셔야 하는게 형사님이라 생각하니 참 마음이 아리더라구요...

예전에 참 야속했던 경찰관 분들도 이제사 생각하니, 그분들도 그게 최선이었겠구나... 작은 회의실 같은 곳에 아버지, 피를 닦고있는 어머니, 내복차림으로 따라온 어린 저와 동생, 나이지긋하신 경찰관 두분과, 젊은 경찰관 두분이서 몇 시간 동안 말도 안되는 아버지의 괘변을 듣고 있었던 장면이 생각 나더랍니다.

대한민국 경찰관 여러분 참 대단하십니다. 가슴깊이 존경합니다.
이런 법 체계과 시스템 안에서 사명감과 깊은 마음으로 그 자리에 계셔주셔서 참 감사드립니다.
제가 받은 은혜에 멋지게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꼭 좀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영원한 마음의 빚을 지고 때때로 생각날때마다 감사해 할 것 같습니다. 다시 감사드립니다.

경찰민원콜센터 : 182